2022년 문경시 영강공원

 

벤치와 돌과 운동기구

 

누군가는 쉬어간다.

누군가는 운동한다.

돌덩이는 구경한다. 

 

돌덩이는 가만히 이 모든 것을 구경하고 있다. 

잔디의 색깔이 바뀌는 것도

사람들의 옷이 변화되는 것도

운동하는 어머니들의 뱃살이 빠지는 것도

뛰어노는 아이들의 해 맑은 웃음과 추억들도

 

많은 사람이 왔다가 앉았다가 가버리지만

여전히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돌덩이

 

어쩌면 시간이 지나 이 돌덩이가 우리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친근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벤치는 해가 뜨는 것도 

벤치는 해가 지는 것도 

벤치는 세월이 지나가는 것도

벤치는 차들이 지나가는 것도

벤치는 새들이 날아가는 것도 

모두 보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모든 곳에서 우리를 보고 있다. 

단지 우리만 우리를 보고 있는 눈을 못보고 산다. 

 

가만히 벤치에 앉으면 

그동안 내가 못 보고 지나간 것들을 떠올릴 수 있을려나.

 

 

오늘도 영강 길을 걸어가고 있다.